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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

핀테크 앱이 사람들의 심리를 활용하는 방법

금융 기술(FinTech)의 발전과 함께 금융 앱이 소비자의 재정 관리, 투자, 저축, 지출 추적 등을 돕는 역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앱들은 단순히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설계됩니다. 금융 앱은 행동경제학의 주요 원리인 제한적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손실 회피(Loss Aversion), 하이퍼볼릭 할인(Hyperbolic Discounting), 사회적 증거(Social Proof) 등의 개념을 활용하여 사용자의 금융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글에서는 금융 앱이 어떻게 우리의 심리적 동기를 활용하여 행동을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행동경제학적 설계가 실제로 금융 습관을 개선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핀테크 앱이 사람들의 심리를 활용하는 방법 이미지

1. 금융 앱이 활용하는 행동경제학적 개념

1.1 손실 회피(Loss Aversion)와 프레이밍(Framing)

행동경제학에서 가장 잘 알려진 개념 중 하나는 사람들이 동일한 크기의 이익보다 손실을 더 크게 느낀다는 것입니다. 금융 앱은 이 원리를 활용하여 사용자가 저축을 늘리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도록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Qapital" 같은 저축 앱은 사용자가 목표 금액을 설정하면, 목표 달성률을 시각적으로 강조하며,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손실"을 강조하는 프레이밍 기법을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무의식적으로 저축을 우선시하게 됩니다.

 

또한 "Truebill" 같은 앱은 사용자의 구독 서비스를 모니터링하여 불필요한 구독료가 빠져나가고 있음을 경고합니다. 사용자는 실제로 돈을 "잃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불필요한 구독을 취소하게 됩니다.

 

1.2 하이퍼볼릭 할인(Hyperbolic Discounting)과 보상 시스템

사람들은 단기적인 보상을 장기적인 보상보다 더 크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융 앱은 이 심리를 이용하여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의 금융 습관을 바꾸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Acorns" 같은 투자 앱은 사용자가 작은 금액을 투자할 때마다 즉각적인 시각적 피드백을 제공하고, 장기적인 투자 목표를 "작은 습관"으로 쪼개어 단기적인 성취감을 높입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미래의 보상을 더 가치 있게 여기게 됩니다.

 

또한, **"Long Game"**이라는 앱은 저축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게임을 통해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하이퍼볼릭 할인 효과를 줄입니다. 사용자는 저축을 할수록 작은 즉각적인 보상을 받으며, 장기적으로는 저축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1.3 멘탈 어카운팅(Mental Accounting)과 카테고리화된 지출 관리

사람들은 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보다, 특정 카테고리(예: 식비, 유흥비, 저축 등)로 구분하여 다르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융 앱은 이 개념을 활용하여 소비 습관을 보다 직관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Mint" 앱은 사용자의 소비 내역을 자동으로 카테고리화하여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특정 카테고리의 지출이 예상치를 초과하면 경고 메시지를 보내 사용자가 더 신중한 소비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합니다.

 

"You Need a Budget (YNAB)" 같은 앱은 사용자가 직접 예산을 설정하고 각 카테고리에 자금을 배분하도록 강제합니다. 이렇게 하면 사용자는 필요하지 않은 항목에 과도한 지출을 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1.4 사회적 증거(Social Proof)와 경쟁 요소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를 참고하여 행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융 앱은 이를 활용하여 저축이나 투자를 더욱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Robinhood" 같은 투자 앱은 특정 주식이 다른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인기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사용자들이 군중 심리를 따라 투자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합니다. 이는 특히 초보 투자자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큰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Chime" 은 사용자가 저축 목표를 공유하고, 친구들과 비교할 수 있도록 하여 저축 습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만듭니다. 경쟁 요소를 도입함으로써 사용자들은 자신의 금융 습관을 개선하려는 동기를 갖게 됩니다.

 

 

2. 금융 앱이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

2.1 목표 기반 저축 및 투자

많은 금융 앱이 사용자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도록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Digit" 앱은 사용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여 자동으로 잉여 자금을 저축하도록 돕습니다. 사용자는 "자동으로 저축되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얻으면서도 실제로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저축할 수 있습니다.

 

2.2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요소 활용

금융 앱은 게임적 요소를 도입하여 사용자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Fortune City" 같은 앱은 사용자가 지출을 기록할 때마다 가상의 도시가 성장하는 방식으로 동기를 부여합니다. 이는 단순한 가계부보다 더 재미있고 지속적인 사용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2.3 미루기 방지 설계(Procrastination Prevention)

사람들은 중요한 금융 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융 앱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동화 기능을 적극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Betterment" 같은 로보어드바이저 앱은 사용자가 정기적으로 자동 투자를 설정하도록 유도하여, 별다른 의사결정 없이 장기적인 재정 관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3. 행동경제학 기반 금융 앱의 장점과 윤리적 문제

3.1 장점: 금융 습관 개선

행동경제학적 개입이 잘 설계된 금융 앱은 소비자들이 더 나은 금융 습관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자동 저축 기능, 지출 관리, 투자 최적화 등은 사용자들이 보다 체계적인 재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3.2 윤리적 문제: 과도한 행동 조작 가능성

그러나 금융 앱이 사용자의 심리적 동기를 활용하는 방식에는 윤리적 문제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일부 앱은 사용자가 비합리적인 금융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거나, 불필요한 금융 상품을 구매하도록 설계될 수도 있습니다.

 

 

4. 결론

금융 앱은 행동경제학의 원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사용자의 금융 습관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윤리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